컨슈머인사이트 조사 결과, 스페인이 808점으로 압도적 1위 차지


1. 4년 연속 1위 스위스, 왕좌에서 내려오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024-2025 해외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1만 3천 명 이상의 해외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스페인이 80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16년부터 4년 연속 1위를 지켰던 스위스는 789점으로 4위에 머물렀다. 스페인과 스위스 사이에는 19점이라는 상당한 격차가 벌어졌다. 2위는 포르투갈(793점), 3위는 체코(791점)가 차지했다.

무엇이 여행자들의 마음을 바꾼 것일까?


2. ‘보는 여행’에서 ‘경험하는 여행’으로

스위스와 스페인의 차이는 명확하다. 스위스는 융프라우의 알프스 풍경, 인터라켄의 호수처럼 ‘눈으로 보는 여행’에 최적화되어 있다. 아름답지만 다소 수동적인 경험이다.

반면 스페인은 온몸으로 느끼는 여행지다.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에서 하몽을 맛보고, 타파스 바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와인을 즐기고, 밤 10시에 저녁 식사를 시작하는 경험. 이것이 바로 스페인이 제공하는 가치다.

베인앤드컴퍼니의 2024 럭셔리 리포트에 따르면,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패턴이 ‘상품’에서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행도 예외가 아니다. 랜드마크 인증샷보다 “거기서 뭐 했어?”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3. 스페인이 제공하는 다채로운 경험들

스페인은 “뭐 했어?”라는 질문에 답할 거리가 넘쳐난다. 산세바스티안의 핀초스 바 투어,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의 야경, 세비야의 플라멩코 공연, 바르셀로나 고딕 지구 골목 산책, 발렌시아의 정통 빠에야까지.

각 도시마다 고유한 매력과 스토리가 있어 여행자들은 자연스럽게 깊이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관광지를 방문하는 것을 넘어 그 나라의 문화와 일상 속으로 들어가는 여행이다.


4. 상위권 국가들의 공통점은?

흥미로운 점은 상위 5개국의 공통점이다. 스페인, 포르투갈, 체코, 크로아티아 모두 세 가지 특징을 공유한다.

첫째, 합리적인 물가다. 스위스에서 점심 한 끼에 3-4만 원이 기본이라면,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에서는 1만 5천 원으로 와인까지 곁들일 수 있다. 같은 유럽이지만 체감 물가는 천차만별이다.

둘째, 풍부한 미식 문화다. 타파스, 하몽, 빠에야부터 포르투갈의 바칼라우, 에그타르트까지 매 끼니가 기대되는 음식들이 가득하다. 음식이 여행 만족도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셋째, 여유로운 분위기다. 남유럽 특유의 느긋한 라이프스타일이 여행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시스템도 좋지만, 여행에서는 조금 느슨한 것이 오히려 편안함을 준다.


5. 아시아 여행지에도 변화의 바람

아시아 지역 만족도 조사에서는 여전히 일본이 강세를 보였다. 상위 10곳 중 7곳이 일본 도시였다. 삿포로, 오키나와, 도쿄, 후쿠오카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다. 베트남 나트랑과 푸꾸옥이 3위와 4위에 진입했고, 태국 치앙마이가 9위에 올랐다.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가성비 좋은 경험형 여행지라는 것이다.

리조트에서 여유롭게 마사지를 받고, 현지 음식을 즐기며, 바쁘게 돌아다니기보다 ‘머무르는’ 여행. 이러한 패턴이 한국 여행자들 사이에서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다.


6. 좋은 여행의 새로운 정의

여행의 본질은 결국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로 귀결된다. 예전에는 하루에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체크리스트를 채우는 것이 효율적인 여행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한 도시에서 며칠씩 머물며 현지의 일상을 경험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동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시장을 구경하고, 현지인들이 가는 식당에서 식사하고, 광장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 이것이 진정한 여행의 가치다.

스페인이 1위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인들이 원하는 여행의 방향이 바뀌고 있고, 스페인은 그 니즈에 정확히 부합하는 목적지이기 때문이다.


다음 여행지 선택을 위한 팁

이번 조사 결과가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랜드마크 인증샷보다 경험이 중요해졌고, 합리적인 물가로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나라가 선호받는다. 음식은 여행 만족도의 핵심 요소이며, 효율성보다 여유로운 분위기가 더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스페인,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체코와 같은 목적지들은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한다. 아직 방문하지 않았다면, 다음 여행지로 고려해볼 만하다.

여행은 더 이상 많이 보는 것이 아니라, 깊이 경험하는 것이다. 당신의 다음 여행은 어떤 경험으로 채워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