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비엔나를 대표하는 초콜릿 케이크, 자허토르테(Sachertorte)를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를 아시나요? 달콤한 디저트 하나를 두고 무려 7년간 법정 다툼이 벌어졌다는 사실,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놀라운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밀리위크가 비엔나 여행 필수 정보와 함께 자허토르테의 모든 것을 소개합니다.

1. 자허토르테의 탄생: 16세 소년의 행운
자허토르테는 진한 초콜릿 케이크 사이에 살구잼을 넣고 광택 나는 초콜릿 글레이즈를 입힌 오스트리아의 대표 디저트입니다. 1832년, 당시 16세의 견습 제과사 프란츠 자허(Franz Sacher)가 오스트리아 외무장관 메테르니히 공의 특별 주문을 받으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방장이 갑자기 병으로 쓰러지자 어린 견습생이 VIP 손님들을 위한 디저트를 만들어야 하는 위기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긴장한 프란츠는 초콜릿과 살구잼을 활용해 특별한 케이크를 만들었고, 이것이 바로 자허토르테의 시작이었습니다. 흥미롭게도 그날 재료를 준비하다 실수로 무언가를 엎질렀고, 급하게 살구잼으로 메우고 초콜릿으로 덮었다는 낭만적인 일화가 전해집니다.

2. 성공의 주역: 아들 에두아르트와 안나 부부
진짜 성공 스토리는 프란츠의 아들 에두아르트 자허(Eduard Sacher)로부터 시작됩니다. 에두아르트는 젊은 시절 카페 데멜(Café Demel)에서 수습 제과사로 일하며 아버지의 레시피를 더욱 발전시켰습니다. 이후 호텔 자허(Hotel Sacher)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케이크를 판매하면서 비엔나 최고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진짜 주인공은 안나 자허 사실 호텔 자허를 성공시킨 진정한 주역은 에두아르트의 아내 안나 자허(Anna Sacher)였습니다. 남편이 사업 운영에 소질이 없자 안나가 직접 호텔을 인수해 경영했습니다. 그녀는 늘 입에 시가를 물고 두 마리의 불도그를 데리고 호텔을 누비며 직원들을 독려했다고 합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여성 경영인이었죠.

3. 토르텐크리크: 7년간의 케이크 전쟁
문제는 에두아르트가 수습 시절 일했던 카페 데멜이 “우리가 진정한 원조 레시피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1938년부터 1965년까지 무려 7년간 이어진 ‘토르텐크리크(Tortenkrieg)’, 즉 ‘케이크 전쟁’은 오스트리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법정 분쟁의 결과
- 호텔 자허: “오리지널 자허토르테(Original Sachertorte)” 상표권 독점 획득
- 카페 데멜: 자허토르테 판매는 가능하지만 ‘오리지널’ 명칭 사용 불가
- 차별화: 데멜은 케이크 위 초콜릿 장식을 원형에서 삼각형으로 변경
양측이 쏟아부은 변호사 비용만 해도 케이크 수만 개를 만들 수 있는 금액이었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 언론은 연일 이 사건을 대서특필했고, 국민들은 “케이크 하나 가지고…”라며 혀를 끌끌 찼지만 속으로는 모두 궁금해했습니다.

4. 금고 속 비밀 레시피의 전설
호텔 자허의 정확한 레시피는 지금도 금고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재료 비율, 굽는 온도와 시간, 글레이즈의 정확한 농도까지 모든 것이 극비 사항입니다. 오직 소수의 마스터 제과사만이 전체 레시피를 알고 있으며, 그들은 철저한 보안 서약을 합니다.
사용하는 살구잼도 일반 시중 제품이 아니라 오스트리아 특정 지역의 살구만 사용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1960년대부터는 특수 제작한 나무 상자에 케이크를 담아 전 세계로 24시간 내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케네디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주문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5. 휘핑크림 논쟁: 두 카페의 철학 차이
호텔 자허와 카페 데멜의 차이는 상표권만이 아닙니다. 정통 자허토르테는 휘핑크림 없이 서빙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진한 초콜릿과 커피만으로 즐기는 것이 정석이라는 철학입니다.
반면 카페 데멜은 손님이 원하면 슐라고버스(Schlagobers), 즉 휘핑크림을 추가해줍니다. 카페 데멜이 법정에서 졌어도 자존심을 굽히지 않은 이유는 합스부르크 황실의 공식 제과점이었다는 자부심 때문입니다. 유명한 시시 황후(엘리자베스 황후)도 데멜의 단골이었고, 황실 귀족들이 즐겨 찾던 곳이었습니다.

6. 비엔나 자허토르테 명소 Top 3
카페 자허(Café Sacher) “오리지널 자허토르테” 상표를 가진 정통의 맛을 자랑합니다. 호텔 내부의 우아한 분위기와 함께 비엔나에서 가장 유명한 곳입니다. 대기 시간이 길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 위치: Philharmoniker Str. 4, 1010 Wien
카페 데멜(Café Demel)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실 제과점이었던 곳으로, 삼각형 초콜릿 장식의 “에두아르트 자허 토르테”를 맛볼 수 있습니다. 클래식하고 우아한 인테리어가 타임머신을 탄 듯한 느낌을 줍니다.
- 위치: Kohlmarkt 14, 1010 Wien
카페 첸트랄(Café Central) 프로이트, 트로츠키 등 유명 인사들이 즐겨 찾던 역사적인 카페입니다. 웅장한 아치형 천장과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압권이며, 커피와 분위기를 즐기기에 최고입니다.
- 위치: Herrengasse 14, 1010 Wien

7. 비엔나 여행 실전 팁
자동차로 유럽 여행 중이라면 비엔나는 1~2일 정도 여유를 두고 방문하시길 권장합니다. 구시가지 대부분이 도보로 이동 가능하고 주차장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여행 추천 코스 호텔 자허와 카페 데멜을 모두 방문해서 직접 맛을 비교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두 곳의 미묘한 맛 차이를 느끼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각 카페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케이크를 즐기며 비엔나의 우아한 카페 문화를 온몸으로 경험해보세요.
결론: 원조보다 중요한 것
법적으로는 호텔 자허가 “오리지널”이지만, 카페 데멜도 자신들만의 레시피와 역사를 자랑합니다. 사실 중요한 것은 ‘원조’가 아니라 비엔나의 우아한 카페 문화 속에서 달콤한 자허토르테와 커피를 즐기는 그 순간입니다.
비엔나를 방문한다면 여러 카페를 돌아다니며 자신만의 베스트 자허토르테를 찾아보세요. 7년간의 법정 다툼이 만들어낸 이 달콤한 경쟁 덕분에 우리는 더 맛있는 케이크를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비엔나에서의 달콤한 추억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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